버스 정류장, 우산, 그리고 그 이후
비 내리는 밤, 사츠키는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고 있는 토토로에게 우산을 건넨다. 토토로는 받아들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사라진다. 그게 끝이다. 우산은 이후 본편에 다시 등장하지 않고, 반환됐다는 묘사도 없다.

교환의 논리
토토로는 우산을 받은 직후, 새벽에 나타나 씨앗 심기 의식을 치르고 도토리 보따리를 창문 앞에 놓고 간다. 이것은 우산에 대한 응답이다. 토토로는 숲의 정령이고, 인간과의 교류는 등가 교환에 가깝게 묘사된다. 우산은 이미 도토리로 대가가 치러진 물건이 됐다.

정령은 인간의 소유 개념을 공유하지 않는다. 사츠키가 자발적으로 건넨 이상, 우산의 처리는 토토로의 영역에 속한다. 엔딩 크레딧 삽입 장면 어디에도 우산 반환 장면은 없다. 우산은 교환의 매개물로 기능한 뒤 이야기에서 퇴장한다.
외전의 단서 — 『메이와 아기고양이버스』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원작·각본·감독을 맡은 단편 『메이와 아기고양이버스』(2002, 지브리 미술관 상영)에서 토토로는 우산을 들고 등장한다. 메이가 아기고양이버스와 함께 밤의 숲을 이동하다 토토로를 만나는 장면이다. 우산이 숲에 남아 있다는 해석을 지지하는 직접적인 시각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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