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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스크린에서 숨긴 것들/지브리 스튜디오

원령공주 - 산(さん)이라는 이름은 누가 붙였는가

by blade 2026. 4. 3.

영화 《원령공주》(1997) 안에서 여주인공의 이름 '산'이 어디서 왔는지 설명하는 대사나 장면은 없다. 모로가 이름을 지어줬는지, 아니면 인간 부모가 지은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영상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모로가 아시타카에게 "인간들이 산 제물로 던져준 아기를 키웠다"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 산이 인간 세상에서 온 존재임을 암시할 뿐이다.

미야자키 감독 발언: 1980년대 원안의 "셋째 공주"

이름의 기원은 영화 밖에서 확인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1980년대에 《원령공주》의 원안을 이미 구상해 둔 상태였다. 당시 설정에서 여주인공은 모노노케에게 딸을 넘기기로 계약한 무사의 셋째(さん) 딸, 즉 '산노히메(三の姫)'였다. 첫째·둘째 딸은 어머니와 함께 성을 떠났지만, 셋째 딸만 아버지 곁에 남아 모노노케와 함께 모험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였다. 일본어에서 숫자 3은 '산(さん)'으로 읽히므로, '산노히메'가 줄어 '산'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다.

누가 캡쳐본을 유튜브에 올려두셨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RgaKM_Ngs

 

원안은 1997년 개봉작과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그런데 이름만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살아남았다. 

영화 안에서 이름의 맥락적 근거는 사라졌다

완성된 영화에서 산은 들개 신 모로의 양녀다. 무사의 딸이 아니고, 셋째라는 서열도 없다. 모로의 대사는 산이 버려진 인간 아이였다는 사실을 전할 뿐, 이름의 유래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름의 출처는 오직 원안 설정 속에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