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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증권사가 숨기는 코스피 급등의 비밀이라구? 끙...

by blade. 2026. 2. 25.

https://www.youtube.com/watch?v=lR8KYpEKP_o

 

어느 유명 유튜버의 영상을 봤다. 유명 유튜버들은 제목을 정말 클릭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쭉~ 봤다. 음... 끙...

요즘 코스피 얘기 많이 들리지 않았나. 불과 몇 주 사이에 4,900대에서 5,800선까지 올라버렸다. 근데 이 상승, 마냥 좋아할 게 아닐 수도 있다. 저 유튜버의 말대로 왜 그런지 하나씩 풀어보자.


1. 코스피는 왜 올랐나

 (내가 한 얘기가 아니다. 유명 유튜버님이 한 얘기다)  이번 상승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눠볼 수 있다. 

 (내가 한 얘기가 아니다) 5,200선까지 : 반도체 업황 회복, 상법 개정 기대감, 부동산 자금의 증시 유입 등 실제 펀더멘탈(기업 실적과 경제 기초체력)에 근거한 상승이었다.
 (내가 한 얘기가 아니다) 5,200 → 5,800 : 이 구간이 좀 이상하다. 숫자만 봤을 때 분명히 뭔가 다르다.


2. 수상한 수급 구조

 (이것도 내가 한 얘기가 아니다. 유명 유튜버님이 한 얘기다)  2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주식을 약 13.5조 원이나 팔았다. 보통 외국인이 이 정도 팔면 지수가 폭락해야 정상이다. 근데 지수는 오히려 올랐다. 이유는 하나다. **금융투자(증권사)**가 외국인이 판 물량을 거의 다 받아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의 누적 순매수는 약 9.5조 원~10조 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증권사가 그 돈 다 어디서 났지?


3. 외국인의 전략 : 꼬리로 몸통 흔들기

외국인은 선물 시장을 이용했다. 선물이라는 건 적은 돈(증거금)으로 큰 계약을 맺는 구조다.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 매수하면 →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아진다 → 이 가격 차이를 노리는 증권사는 '선물 팔고, 현물 사는' 차익거래를 기계적으로 실행한다 → 결과적으로 현물 주가가 올라간다 → 외국인은 올라간 현물 가격에 자기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간다.

이걸 왝더독(Wag the Dog) 이라고 부른다. 꼬리(선물)가 몸통(현물)을 흔드는 현상이다.


4. 그럼 증권사 돈은 어디서 왔나

유명 유튜버님은 차입이라고 설명하셨다. 12조의 돈을 증권사가 차입으로 1달 동안 유지한다구? 증권사가 자기 돈으로 10조 원 넘게 한 달 내내 주식을 들고 있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서부터 유튜버님의 가설 오류가 생긴다. 차입(빌린 돈)은 초단기라 오래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가설을 하나 세워봤다.

"개인이 ETF를 많이 사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산다."

ETF를 시장에서 사면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그 물량을 대주기 위해 기초자산인 실제 주식을 사야 한다. 즉, 증권사 자기 돈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증권사를 통해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수급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2월 한 달 동안 개인의 ETF 누적 순매수가 약 6.6조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의 ETF 누적 순매도는 12조 원이 넘었다. 개인이 ETF를 사니까 → 증권사가 그걸 팔고 → 새로운 ETF를 만들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는 흐름이 반복된 거다.

정리하면 이렇다.

개인 ETF 매수
  → 증권사(금융투자) ETF 매도 + 주식 신규 매수
  → 코스피 현물 지수 상승
  → 외국인 보유 주식을 비싸게 처분 가능

5. 개인 ETF 매수의 정체 : 퇴직연금일 가능성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볼 필요가 있다. "개인이 ETF를 6.6조 원이나 샀다"는 데이터, 이게 정말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한 건지, 아니면 다른 구조적인 이유가 있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퇴직연금 자금이다.

DC형 퇴직연금과 IRP(개인형퇴직연금)는 가입자가 직접 ETF를 사고팔 수 있다. 그리고 이 매수세는 HTS 수급 데이터에서 '개인' 항목으로 잡힌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개인이 ETF를 사면 LP(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ETF를 공급하기 위해 기초자산인 코스피 주식을 사야 한다. 이 주식 매수는 '금융투자' 항목으로 또 한 번 잡힌다.

즉, ETF 하나가 팔릴 때 수급 데이터에는 두 번 찍히는 구조다.

  • 퇴직연금 가입자가 ETF 매수 → 개인 매수 +1
  • 증권사가 주식 매수 → 금융투자 매수 +1

"개인 ETF 6.6조, 금융투자 주식 10조"가 각각 별개의 자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금이 연쇄 반응을 일으킨 결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왜 퇴직연금 자금이 ETF로 쏠리고 있나

이건 2월만의 현상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구조적 흐름이다. NH투자증권 기준으로 IRP·연금저축 계좌의 순매수 규모는 2023년 2.2조 원 → 2024년 5조 원 → 2025년 9.9조 원으로 매년 2배씩 급증했다.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 2024년 4분기 기준 증권사 DC형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21.4%를 기록하면서 원리금보장형(3.4%)과의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예금에 방치했던 퇴직연금을 ETF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둘째, 2024년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금융사 간 이동이 쉬워졌고, ETF 라인업이 풍부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됐다. 증권사들도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자동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매달 일정 금액이 기계적으로 ETF로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게 중요한 이유가 뭔가?

퇴직연금은 구조 자체가 다르다. 일반 투자자는 지수가 흔들리면 ETF를 팔 수 있지만, 퇴직연금 자금은 퇴직 전에는 함부로 뺄 수 없는 돈이다. 중도인출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즉, 6.6조 원의 개인 ETF 매수세 중 퇴직연금 비중이 높다면, 앞서 말한 '역회전 시나리오(공포에 개인이 ETF를 던진다)'의 강도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 퇴직연금 자금은 쉽게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는 건 확인됐다

전체 ETF의 설정/환매 데이터를 보면, 2/02일 총발행주식수 약 186억 주 → 2/23일 약 202억 주로 한 달 새 약 16억 주가 순증했다. 순자산 총액도 같은 기간 341조 원 → 371조 원, 약 30조 원이 늘었다. 기존에 누군가 팔아놓은 ETF를 받아서 산 게 아니라, 신규 자금이 실제로 유입되면서 ETF가 새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다만 이 자금이 퇴직연금인지 일반 개인 자금인지는 공개된 데이터만으로 실시간 구분이 불가능하다. HTS 수급 데이터의 '개인' 항목에는 두 가지가 합산돼서 잡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같은 일부 증권사가 IRP·연금저축 계좌 매수 규모를 간헐적으로 공개하는 수준이 현재로선 가장 직접적인 확인 방법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비중이 높다는 것은 추정이고, 정확한 수치 확인은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6. 그래서 한국 증시는 얼마나 위험한가

여기서 앞서 살펴본 퇴직연금 가설이 다시 중요해진다.

만약 개인 ETF 매수의 상당 부분이 퇴직연금 자금이라면, 역회전 시나리오의 강도는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중도인출이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지수가 흔들려도 이 자금이 ETF를 던질 가능성이 낮다.

반면 일반 개인 투자자의 자금 비중이 높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포에 ETF를 팔기 시작하면 역순으로 흘러간다.

개인 ETF 매도
  → 증권사가 주식 매도
  → 코스피 현물 지수 하락
  → 낙폭이 낙폭을 부르는 구조

결국 핵심 변수는 두 가지다. 개인 ETF 매수세 중 퇴직연금 비중이 얼마인가, 그리고 외국인이 선물 포지션을 언제 청산하는가. 전자가 크면 하락 충격이 완충되고, 후자가 먼저 터지면 충격이 예상보다 커진다.


7. 주목해야 할 날짜 : 3월 12일 - 4 마녀의 날.

2026년 3월 12일(목) 은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이다. 이 날엔 쌓여있던 선물 계약들이 대규모로 만기를 맞는다.

외국인이 현재 보유한 선물 포지션을 이 시기에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금융투자의 10조 원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수 방향이 바뀌는지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8. 결론 : 뭘 보면 되나

  • 외국인 선물 누적 순매수 : 이게 줄어들기 시작하면 신호다
  • 개인 ETF 누적 순매수 : 이게 꺾이면 금융투자 매도세로 이어진다
  • 3월 12일 만기일 전후 : 포지션 정리 타이밍

지금 코스피는 기업 실적이라는 기초는 있지만, 수급 구조는 외국인의 선물 전략과 개인의 ETF 열기가 맞물려 만들어진 면이 크다. 상승 이유를 알면 하락 신호도 보인다.

무조건 올라갈 것 같다고 뛰어들기 전에, 또는 내려갈 것 같다고 뛰어내리기 전에 지금 시장의 구조 정도는 파악하고 들어가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