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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잘 찌그러지는 차가 안전한 걸까?

by blade. 2011. 7. 20.

"좋은 차를 사야하는 이유"에 이어서 써봄.


지난번 글 링꾸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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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찌그러지는 차가 오히려 안전하다'라는 괴담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어떤 분들은 아직도 그렇게 믿고 계실 것임.


"왜?"라고 물어보면 "충격을 흡수해주니까"라고 얘기함.


과연 그럴까?


아래는 안전한 소형차의 교본으로 불리는 벤츠 C클래스. 



참고 그림 자료출처 : http://boronextrication.com/tag/uhss/page/3/


위에서 화살표는 자동차 정면충돌시 충격 에너지 진행  방향을 나타냄.


주의해서 봐야할 부분은 친절하게 빨간색 그래프로 표시해놨음. 잘 보이시남? 엔진룸 하단에 위치하는 자동차 세로 방향의 막대...


그림을 설명해보면...


충돌에너지는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앞쪽부터 뒷쪽으로 '조금씩 분산 흡수'되면서 소멸되어야 함. 그러기 위해서는 화살표에 해당하는 부품들이 튼튼해야함. 특정 부품이 취약하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니까 특정 부위가 약해서 그 부분만 찌그러진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예를 들어서


- 범퍼 뒷부분을 지지하고 있는 가로빔이 약하다면? 


충격 에너지가 화살표 양쪽으로 분산되지않고, 한쪽으로 밀고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짐? 양쪽으로 받아도 될까말까할 에너지를 운전석 한쪽으로 받으면?

각도를 아주 잘 맞춰서 충돌해도 되긴 하지만  힘들지않겠음? 각도계만 있으면 된다구? ㅋㅋㅋㅋ


- 화살표로 표시해놓은 부분이 약하다면? 


'잘 찌그러지는 차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 이 부분이 '잘' 찌그러지면 어떻게 될까? A 필러가 아무리 튼튼해도 엔진룸이 사정없이 찌그러면서 엔진이 운전석과 조수석을 행해서 밀고들어가려고 할 것임.

그 부분은 큰 사고 & 내 차보다 무거운 차와 부딪힐수록 중요해짐.


- A 필러에 문제가 있다면?
 

A필러가 꺾이면, 승객 공간이 꺾이면서 앞좌석에 앉은 사람이 쥐포가 됨. 자동차 정면충돌 테스트 시에 A필러 손상여부를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것.



위쪽 그림은 어느 차량의 고장력 강판 적용 부위임. (어느 차더라... .^^)


색깔이 진할수록 장력이 높은 -튼튼한 & 비싼- 철판을 썼다는 것을 의미함.

충격을 견뎌내려면 설계도 중요하지만, 부품의 강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 부품들은 고장력 강판이라는 것으로 만들고 있음.. 데이터를 찾아봤더니, 국산차의 고장력 강판 비율은 대충 이 정도 된다고 함. 
 

(주의!!! 아래의 수치가 안전도를 나타내는 절대적인 수치는 아님.)



모든 부품들을 고장력/초고장력 강판으로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하지만 돈이 비싸짐.. 고장력 강판은 철판 자체도 비싸지만, 가공도 힘드므로 제작 단가도 높아짐.

고장력 강판 비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 일전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가장 최신 모델을 사야한다고 말씀 드린 이유 중의 하나임. 제일 꼴지를 기록한 토스카는 데뷔한지가.. 기억도 안 나네.. ^^; 


번외로... 

데이터를 찾다가 좀 놀랐는데, 아래 사진은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한 국산 경차 스파크(마크리). 스파크는 고장력 강판을 66% 사용하였고, 그 중의 16%가 초고장력 강판. 국산 경차급에서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한 것은 스파크가 처음일 듯..


아래 그림에서 강판이 튼튼한 순서대로 배열을 하면 오렌지가 가장 튼튼한 초고장력 강판 > 보라 > 주황. 회색은 그냥 일반 강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충돌에너지를 분산&흡수시켜야하는 차량의 뼈대들은 모두 튼튼한 고장력 강판(색깔이 칠해진)으로 만들어져 있음. 소형차급에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는 교본과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함..
   


헉... 쉐보레 영업사원 아니냐구? ㄷㄷㄷㄷ 고갱님... 나는 그냥 단순히 차를 좋아하는 초초보 아마추어임.. 굳이 쉐보레와 관련이 있는걸 꼽으라면, 주로 타는 차가 쉐보레꺼임.. 하지만 주말에는 기아꺼를 타고 있음.

너무 길어서 뭔소리인지 모르시겠다구? 다음 동영상을 한 번 보면 이해가 갈 것임.. 사실 이거 하나 보면 끝날 얘기를 주절주절 오래 끌었음.



'잘 찌그러지는' 소형차와 '잘 안 찌그러지는' 중형차가 64km/h로 달리던 도중에 서로 충돌했을 때를 가정해서 테스트한 결과임. 내가 만약 '잘 찌그러지는' 소형차를 타고 있었다면? ㄷㄷㄷㄷㄷ


고작!!!!! 64km인데 이렇게 많이 부서짐... 운전석도 사정없이 찌그러져버림.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런거라구? 에이.. 우리 솔직해지자니까... ㅋㅋㅋ


80으로 달릴 때에는 위의 동영상보다 더 많은 충돌 에너지를 버텨내야함. 섬찟하죠?


자...


아직도 잘 찌그러지는 차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남? 

설마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다구?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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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자동차 정면충돌 시,

1. 달리는 차량이 가지고 있는 운동 에너지는 자동차의 뼈대에 해당하는 모든 부품이 조금씩 나눠서 흡수해야한다. 뼈대에 해당하는 부품이 잘 찌그러지는 차는 에너지를 분산시켜주지 못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2. 달리는 차에 탄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운동에너지는 차체에서 별로 흡수해주지 못한다. 대부분은 안전벨트와 에어백에서 흡수한다. 안전벨트 뿐만 아니라 에어백이 필수가 되어야하는 이유.

3. 사람이 타고 있는 승차 공간[1]은 절대로 찌그러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