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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리포터

시리우스 블랙의 심리 — 아즈카반 12년이 그에게 남긴 것

by blade. 2026. 3. 20.

시리우스 블랙은 12년 동안 아즈카반에 수감됐다. 탈옥 이후에도 무고가 입증되지 않았고, 끝내 죄수 신분으로 죽었다. 이 글은 그가 아즈카반에 들어가기 전부터 죽기까지, 원작에 묘사된 행동과 발언을 순서대로 정리한다.


수감 전의 시리우스

시리우스는 블랙 가문 출신이다. 순수 혈통을 중시하는 귀족 집안이었고, 가문 대부분이 볼드모트를 지지했다. 시리우스는 호그와트에서 그리핀도르에 배정됐고, 블랙 가문에서 유일하게 그쪽으로 간 인물이 됐다.

제임스 포터와 절친한 친구가 됐고, 마법사 저항 조직인 불사조 기사단에 합류했다. 호그와트 재학 시절에는 루핀의 늑대인간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불법으로 애니마구스가 됐고, 제임스·피터와 함께 호그와트 지도를 만들었다.


배신, 그리고 수감

볼드모트가 포터 가족을 찾아낸 건 피터 패티그루의 밀고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마법사 사회는 피터가 아니라 시리우스를 의심했다.

시리우스는 재판도 없이 아즈카반에 수감됐다. 마법부는 증거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덤블도어도 예외가 아니었다.

비밀 파수꾼 마법은 구조적으로 정보를 차단한다. 보호받는 장소의 위치는 비밀 파수꾼 본인이 직접 말해주지 않는 한 절대 알 수 없다. 그 마법 아래에서 포터 부부가 죽었다는 사실은, 덤블도어에게 "비밀 파수꾼이 발설했다"는 명백한 증거로 읽혔다. 당시 시리우스가 비밀 파수꾼이라고 알려져 있었고, 덤블도어는 마법부에서 직접 그렇게 증언까지 했다.

문제는 그 전제 자체가 틀려 있었다는 점이다. 제임스와 시리우스는 마지막 순간에 비밀 파수꾼을 피터로 교체했고, 이 사실을 덤블도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실제 비밀 파수꾼은 피터였다.

그가 들어간 아즈카반은 디멘터들이 지키는 감옥이다. 디멘터는 주변에 있는 사람의 행복한 기억과 감정을 빼앗는다. 장기간 노출되면 인간은 정신적으로 무너진다. 대부분의 수감자는 몇 년 안에 폐인이 된다.

시리우스가 12년을 버텼다는 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12년을 버틴 방법 — 차가운 사실과 개 변신

시리우스는 아즈카반에서 "나는 무죄다"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런데 원작에서 그가 말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그것은 분노나 억울함 같은 뜨거운 감정이 아니라, 감정이 빠진 차가운 사실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디멘터는 행복한 감정, 따뜻한 기억, 뜨거운 분노까지 빨아들인다. 하지만 감정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사실은 빼앗아갈 수 없다. 시리우스가 미치지 않은 건 그 사실에 감정을 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그가 애니마구스라는 점이다. 개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개의 형태로는 디멘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개에게는 인간 수준의 복잡한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탈옥 자체도 개 변신으로 가능했다. 아즈카반 수감 기간 동안 시리우스는 극도로 야윈 상태였다. 개로 변신한 몸으로 감옥의 쇠창살 사이를 빠져나왔고, 이후 바다를 헤엄쳐 육지까지 도달했다. 디멘터들은 동물의 단순한 감정 상태를 잘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탈옥 과정에서 알아채지 못했다.

결국 시리우스는 두 가지로 버텼다. 감정을 걷어낸 차가운 인식, 그리고 인간이기를 잠시 내려놓는 것.

이 두 가지가 그의 생존 전략이었다.


탈옥 이후의 상태

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처음 등장하는 시리우스는 비정상적으로 야위어 있다. 외형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12년 동안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됐다. 그사이 해리가 태어났고, 제임스와 릴리는 죽었고, 볼드모트는 사라졌고, 마법사 세계는 재편됐다. 시리우스는 이 모든 변화를 감옥 안에서 소식으로만 접했다.

탈옥의 계기는 신문 사진이었다. 위즐리 가족이 이집트에서 찍은 단체 사진 속에 론의 쥐 스캐버스가 있었다. 시리우스가 주목한 건 그 쥐의 앞발이었다. 발가락 하나가 없었다. 12년 전 피터 패티그루는 자기 손가락을 직접 잘라낸 뒤 쥐로 변신해 도망쳤다. 시리우스는 그 사진 한 장으로 피터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리고 해리 곁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게 탈옥의 직접적인 이유였다.

탈옥 직후 그의 행동은 외부에서 보면 불안정하다. 론의 침대 머리맡에 칼을 들고 나타난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건 해리를 해치려 한 게 아니라, 론이 안고 자던 스캐버스, 즉 피터를 잡으려던 시도였다. 목표는 처음부터 피터였다.

12년의 공백이 그를 사회에서 완전히 분리시켜 놓은 건 맞다. 다만 그의 행동 논리 자체는 일관됐다.


해리와의 관계

시리우스는 해리를 제임스와 자주 겹쳐본다. 해리가 제임스를 많이 닮았다는 말을 직접 하기도 한다.

5편에서 몰리 위즐리가 이 부분을 직접 지적한다. "당신은 가끔 그 애를 당신의 옛 친구가 돌아온 것처럼 대하는 것 같군요!" 해리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두고 다툰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시리우스는 이에 부정하지 못하고 화를 낸다.

헤르미온느도 같은 맥락에서 우려를 표한다. 시리우스가 위험을 무릅쓰고 호그스미드에 나타나려 하자, 헤르미온느는 "시리우스는 해리가 자기 아빠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것 같아. 해리를 통해 자기들의 옛 시절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탈옥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감금

아즈카반을 탈출한 이후에도 시리우스는 자유롭지 않았다.

마법부는 그를 여전히 범죄자로 보고 있었고, 그는 계속 도망 다녀야 했다. 5편에서 덤블도어는 시리우스에게 그리몰드 광장 12번지, 즉 블랙 가문의 집에 머물도록 한다. 불사조 기사단의 본부로 쓰이는 곳이었다.

시리우스는 이 집을 싫어했다. 10대에 집을 나갔고, 어머니와 사이가 나빴다. 집 안에는 어머니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블랙 가문의 순혈주의 가치관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시리우스는 이 공간에 갇혀 있는 동안 반복적으로 답답함을 드러낸다. 바깥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다.

결국 시리우스가 신비부에 뛰어든 건 해리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그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시리우스의 마지막


정리

시리우스 블랙은 재판 없이 수감됐고, 12년을 버텼고, 탈옥 후에도 무고를 입증받지 못했다. 죽을 때까지 공식적으로는 죄수였다.

원작이 직접 설명하는 것은 여기까지다. 그가 아즈카반에서 어떻게 버텼는지, 탈옥의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해리를 어떻게 대했는지, 그리몰드 광장에서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 이 모든 것은 원작에 묘사된 장면과 발언에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