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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모바일

몇 줄 안 되는 한성 기계식 키보드 텐키리스 LED 적축 사용기

by blade. 2013. 7. 11.

지금까지 내가 써온 기계식 키보드들은 모두 청축이었음. 그러니까 키를 누를 때마다 손가락에서는 절도있게 딱딱 떨어지는 느낌이 전달되고, 귀로는 따각따각하는 소리가 들리는 바로 그 정통파(?) 기계식 키보드..


멤브레인 키보드와 아이솔레이션 키보드를 잘 쓰다가, 어느날 문득 예전에 쓰던 기계식 키보드의 손맛이 그리워졌음. 그래서 최대 10만원을 예산으로 잡고, 기계식 텐키리스 키보드를 사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져서 몇몇 후보를 골라냈고, 그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요놈을 골랐음.


마지막으로 골라야하는건 어떤 스위치를 사용할 것인가... 냠.. 한성에서 판매하는 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는 세 종류임..


- 청축 : 정통파(?) 기계식 스위치. 손가락과 귀에 전달되는 딸각딸깍. 키 반발력은 50g.

- 적축 : 리니어 방식. 리니어 방식은 키를 꾸~욱 누를 때에 중간에 뭔가 살짝 걸리는 느낌이 없음. 그냥 푸~욱하고 들어가버림. 키 반발력은 45g으로 가장 가벼움.

- 갈축 : 청축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서 살짝 부드럽게 만든 키. 청축처럼 중간에 걸리는 느낌이 있지만, 딸깍하는 소리는 안 남. 키 반발력은 45g으로 적축과 동일.


그외에 백축과 흑축이 있는 것 같음.


어쨌든 1,2,3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가장 가볍다는 적축을 선택했음. 음...



며칠 사용한 후에 적어내려감.


요놈은 키보드에 별이 그려있어서 인민키보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음... ㅋㅋㅋ 어두운 곳에서 LED 불빛이 살짝 들어오면 별이 더 도드라짐.


1. 

광고에서 얘기한 것처럼 키압은 정말 가벼움. 모든 방식의 키보드를 통틀어서 기계식 적축만큼 키압이 가벼운 것은 없을 것 같음.

대신 청축과는 달리 적축은 딱딱 끊어지는 맛이 없음. 리니어 방식이 뭔지 참 궁금했었는데, 중간에 걸리는 없이 누르면 푸~~~욱하고 들어가서 끝에서 멈춤. 그냥 눌러보니 알겠음. 그래서 가끔은 눌렀는지 안 눌렀는지 애매해서 오타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음. 빠르게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분이라면 적축도 나쁘지않을 것 같음.


2.

엔터키가 L자가 아니라서 불편함. 계속해서 \와 엔터키의 중간을 누르고 있음.

한자변환키가 오른쪽 끝에 달려있어서 좀 헷갈림. (보통은 스페이스바 왼쪽에 달려있음)

조금 쓰다보면 익숙해지려나..


3. 

디자인은 마음에 들음. 작게 잘 만들었음.

키캡 재질이 일반적인 것과는 약간 다름.. 뭐랄까... 보통 키캡들은 표면이 매끄럽게 가공되어있는데, 이넘은 약간 까끌까끌하게 표면처리가 되어있다고나 할까?

단지, 키보드 두께가 두껍게 느껴짐. 손목받침대를 놓고 쓰면 괜찮을듯.


4.

처음에는 키보드 드라이버 설정을 제대로 안 해서 한영키나 한자변환키가 제대로 안 눌려서 고민했는데, 키보드 드라이버를 101/103키가 아니라 86/88키로 바꾸고 리부팅하면 문제해결됨.


5.

LED 조명이 켜져있을 때에는 문제가 없는데, LED 조명을 끄면 키캡에 씌여진 글자들이 안 보이는 단점이 있음. 어떤 분들은 프린팅된게 안 예뻐서 아예 아무 것도 인쇄되지않은 키보드를 사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난 그 정도 매니아는 안 되는지라, 특수문자를 찾기 위해서 키보드를 흠칫흠칫 보고 있었는데, 이게 제대로 안 보여서 불편함. 물론 LED 조명을 켜놓으면 잘 보임. 밝기 조절하는 것은 버튼을 눌러서 쉽게 바꿀 수 있음.


6.

밑에 있는 높이조절 장치의 좌우높이가 살짝 안 맞음. 뭔가를 괴어서 쓰면 되긴 하겠지만... 10만원짜리 키보드가 이 정도의 단차를 못 맞춘다는게 이해가 안 감.. 오천원짜리 초저가 키보드도 이런 적은 없었음.


결론.

청축은 시끄럽고 적축은 리니어라서 클릭이 헷갈리고...

나한테는 갈축이 답인가? 또 사야하나? 냠...


2013.07.21 추가... 여전히 리니어 방식은 익숙해지지않음. 아무래도 팔고 새로 사야겠음.


2013.12.11 추가... 몇 개월 가량 적축 키보드를 쓰다보니, 나름대로 익숙해져버렸음. ㅋㅋ 아직 잘 쓰고 있음. 나쁘지않음. 지금 쓰는건 요놈과 아이락스 기계식 갈축. 키감은 둘 다 만족할만함. (아마 둘 다 체리키 쓰는 넘들일것임)


2017.02.19 추가. 3년 넘게 썼더니, 키 캡 몇 개의 프린팅이 지워져서 보기에 흉함. 게임을 열심히 해서 그런거 아님.. ㅋㅋ 몇 년 동안 이 너셕을 써본 소감을 한 줄로 적으라면, "나름 괜찮은 키보드"임. 다만, 나는 숫자키를 입력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닳음. 그래서 다음 번에는 숫자키가 있는 것을 사려고 함. 

회사에서 3년 가량 사용 중 아이릭스 기계식 키보드(갈축)은 이제 수명이 다 해가는지 키를 누를 때에 뻑뻑해졌다는 느낌이 들음. 스프레이 윤활제 한 번 뿌려주면 나아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