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러켄밀러가 1분기에 판 것, 산 것: 빅테크 OUT, AI 하드웨어 IN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의 2026년 1분기 13F 공시 분석
기준일: 2026년 3월 31일 | 공시일: 2026년 5월 15일
드러켄밀러가 누구야?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92년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로 유명해진 전설적인 매크로 투자자다. 현재는 자신의 패밀리 오피스인 듀케인(Duquesne Family Office)을 운용하고 있다.
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13F 보고서는 분기마다 나오는 포트폴리오 공시 자료로, 어떤 주식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단, 공매도 포지션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번 분기 핵심 요약
이번 1분기(2026년 1~3월)에 드러켄밀러는 포트폴리오의 약 58%를 교체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절반 이상을 갈아엎은 것이다. 단순한 리밸런싱이 아니다. 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AI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들의 수익화(ROI) 속도에 의문론이 커지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소프트웨어의 수익화 속도가 느리다면, 확실하게 인프라를 까는 하드웨어로 대피한다"는 매크로 거장의 강력한 시그널로 읽힌다.
변화의 핵심은 두 가지다.
- 빅테크(소프트웨어·플랫폼) → 줄이거나 판다
- AI 하드웨어·반도체 → 새로 사거나 늘린다
신규 매수: 새로 편입한 종목들
| 종목명 | 티커 | 편입 주식 수 | 드러켄밀러의 판단 |
|---|---|---|---|
| 브로드컴 | AVGO | 195,955주 | AI 커스텀 칩·네트워킹 강자 |
| 카리스 라이프 사이언스 | CAI | 1,890,000주 | 바이오 신규 진입 |
| 레볼루션 메디슨 | RVMD | 315,860주 | 바이오 신규 진입 |
| 샌디스크 | SNDK | 38,155주 | NAND 스토리지 |
| 글로벌X MSCI 아르헨티나 ETF | ARGT | 387,400주 | 아르헨티나 시장 베팅 |
이 중 가장 주목할 종목은 브로드컴(AVGO)이다. 브로드컴은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가 자체 AI 칩(ASIC)을 설계할 때 핵심 파트너로 쓰는 회사다. 드러켄밀러가 구글 주식은 전량 팔면서, 구글의 칩 공급망에 있는 브로드컴은 새로 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비중 확대: 더 많이 담은 종목들
| 종목명 | 티커 | 1분기 말 보유 | 변동폭 |
|---|---|---|---|
|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 STM | 2,610,000주 | +238.9% (기존 77만 주 → 261만 주) |
| 네이테라 | NTRA | 3,060,000주 | +22.0% |
| YPF | YPF | 3,240,000주 | +433.1% |
| 알코아 | AA | 1,490,000주 | +8.5% |
STM(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차량용·산업용 반도체를 만드는 유럽계 반도체 기업이다. 보유 주식을 3배 이상으로 늘렸다는 건 상당히 강한 확신이 있다는 뜻이다.
네이테라(NTRA)는 유전자 분석과 액체 생검(피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 전문 기업이다. 이번 분기에도 22% 더 사들이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18~19%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드러켄밀러가 가장 강하게 베팅하는 종목이다.
YPF는 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이다. 이 종목을 4배 이상 늘린 이유는 아래 아르헨티나 섹션에서 설명한다.
비중 축소: 줄이긴 했지만 보유 중인 종목들
| 종목명 | 티커 | 1분기 말 보유 | 변동폭 |
|---|---|---|---|
| 아마존 | AMZN | 9,539주 | -98.7% (보유 지분의 99% 매각, 사실상 청산) |
| 쿠팡 | CPNG | 2,670,000주 | -60.5% |
| 테바 제약 | TEVA | 2,370,000주 | -59.6% |
| 대만 반도체 | TSM | 495,000주 | -8.8% |
| 인스메드 | INSM | 1,150,000주 | -22.1% |
아마존은 보유 지분의 99%를 매각해 사실상 청산했다. 잔여 9,539주는 이전 보유량(737,940주)의 1.3%에 불과하다. 기술적으로는 '비중 축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포지션 청산과 다름없다.
전량 매도: 포지션을 완전히 청산한 종목들
| 종목명 | 티커 | 비고 |
|---|---|---|
| 알파벳 Class A | GOOGL | AI 빅테크 대표주 완전 청산 |
| 코전트 바이오사이언스 | COGT | 바이오 포지션 정리 |
| 엔테그리스 | ENTG | 반도체 소재 기업 청산 |
| 금융 셀렉트 섹터 SPDR ETF | XLF | 지난 분기 대량 매수 후 1분기 만에 전량 매도 |
특히 알파벳(GOOGL) 전량 매도가 눈에 띈다. AI 검색·클라우드의 상징 같은 기업을 완전히 팔았다. 반면 알파벳의 칩 공급망에 있는 브로드컴은 새로 샀다. "플랫폼 기업보다 하드웨어 인프라가 먼저 돈을 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세 가지 투자 레이어로 보는 드러켄밀러의 방향
레이어 1 — AI는 하드웨어가 돈을 먼저 번다
구글·아마존 같은 빅테크는 줄이고, 브로드컴·STM 같은 반도체 하드웨어는 늘렸다. AI 인프라 투자 수혜를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이 아닌, 실제로 칩과 부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찾겠다는 시각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TSMC(TSM)를 8.8% 소폭 줄였다는 것이다. AI 칩을 전부 위탁 생산하는 TSMC를 줄이면서 브로드컴·STM을 늘린 게 언뜻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대만-중국 긴장 관계)를 고려해 파운드리(위탁 생산) 비중은 미세 조정하고, 칩 설계·네트워킹 솔루션(브로드컴)과 차량용·산업용 전력 반도체(STM)로 포커스를 좁힌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AI 하드웨어 수혜라도 지정학 노출이 낮은 쪽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레이어 2 — 헬스케어는 네이테라 한 곳에 집중
바이오·헬스케어 레이어에서도 네이테라 한 종목이 포트폴리오 1위를 유지한다. 여러 바이오주를 분산하지 않고, 액체 생검이라는 한 테마를 깊이 베팅하는 방식이다.
레이어 3 — 아르헨티나는 신흥국 개혁 수혜 베팅
YPF 비중을 4배 이상 늘리고, 아르헨티나 ETF(ARGT)까지 새로 편입했다.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친시장 개혁에 대한 장기 베팅이다. 구체적인 트리거는 두 가지다. 첫째, YPF의 단계적 민영화 가능성이다. 국영 기업의 민영화는 기업 가치 재평가(리레이팅)로 이어진다. 둘째, 규제 완화로 인한 아르헨티나 셰일 오일·가스(바카 무에르타 광구) 개발 본격화다. 바카 무에르타는 세계 2위 규모의 셰일 가스 매장지로, 그간 규제와 자본 부족으로 개발이 막혀 있었다. 밀레이 정부의 에너지 규제 완화가 이 잠재력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433%라는 경이적인 비중 확대 뒤에는 이런 구조적 모멘텀이 깔려 있다.
XLF 한 분기 만에 전량 매도: 단기 트레이딩도 마다 않는다
지난 분기(2025년 4분기)에 드러켄밀러는 금융 섹터 ETF인 XLF를 대량으로 새로 편입했다. 그런데 불과 한 분기 만에 전량 매도했다. 목표 수익을 달성했거나, 매크로 환경 변화로 판단을 바꾼 것이다. 장기 투자자 이미지와 달리, 시장 환경이 바뀌면 빠르게 포지션을 청산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리하면
드러켄밀러의 2026년 1분기 포트폴리오는 크게 두 방향으로 압축된다.
줄인 것: 빅테크 플랫폼(구글, 아마존), 금융 ETF, 일부 바이오
늘린 것: AI 하드웨어(브로드컴, STM), 아르헨티나 에너지(YPF, ARGT), 액체 생검(네이테라)
AI 수혜를 누가 먼저, 얼마나 받느냐에 대한 답을 그는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인프라 쪽에서 찾고 있다. 58%에 달하는 높은 회전율은 "확신이 바뀌면 즉시 행동한다"는 그의 원칙을 그대로 보여준다.
*본 글은 SEC 13F 공시 및 주요 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한 분석 자료다. 본 게시물은 개인적인 학습 및 기록을 위한 것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제공된 정보는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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