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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제네시스 에어백 사망 사고를 다시 곱씹어보다.

by blade. 2011. 8. 8.

좀 지난 사건이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와 블로거들의 글을 읽다보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몇 개 있어서...

 MBC 뉴스 동영상.



1. 30km/h 충격속도와  충돌각도 30도 이내에 들어와야 에어백이 전개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현대차의 주장.


에어백이 아무 때나 터지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은 맞다.. 응.. 그래.. 딱 거기까지는 맞다.. 그런데 30/30 얘기는 전방 충돌 시에만 해야하는거 아닌가? 자동차가 정지된 상황에서 측면충돌 시에는 에어백이 전개되지않는다는 얘긴가? 


작년에 미국에서 시행한 현대 제네시스 측면 충돌 테스트. 


 
자동차가 정지한 상태에서 옆에서 부딪히는건데 커튼 에어백이 전개된다. 이건 고장이냐? ㅋㅋㅋ


각도는 이게 정면에서 봤을 때 진입각도 30도인가? 90도 아닌가? 아.. 측면에서 봤을 때에는 30도 이내이니까 맞는 얘기라구?  아.. 오케... 무슨 말인지 알았음... 무조건 정면 30도가 아니라, 각각의 센서가 바라보는 방향에서 30도 이내라는 얘기구만...

그럼 다음으로 충격속도 30km/h이라는 의미는 뭘까...

현대차 측이 주장하는 충돌속도 30km/h라는 얘기는 자동차와  부딪히는 순간에 센서가 감지하는 충돌속도가 30이라는 얘기가 된다. 차량이 정지된 상태라도 옆을 부딪혀서 30km/h에 해당하는 충격량이 전달되면 커튼에어백이 전개된다는 얘기가 되는데, 현대차가 얘기하는 30이라는 속도는 스마트폰에 붙어있는 것과 같은 가속도 센서로 판단하는건가? 아님 다른 부류의 센서? 그렇다면 측면충돌을 감지하는 그 센서라는 넘이 어디에 있는걸까?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제네시스의 측면충돌센서가 어떤 식으로 동작하고, 어디에 붙어있는지를 알 수는 없었음. 이게 키보드워리어의 한계다. 대신에 이런 글을 찾음..

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bbsId=K157&articleId=49796

아고라에 SLee라는 분이 올린 글인데, 커튼에어백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에 대해서 써놓았다..

측면 (문) 압력 센서: 문짝에 달려서 측면으로부터의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입니다. 이 센서는 측면으로부터 실제로 충돌 여부를 감지합니다. 측면충돌센서가 심각한 충돌을 감지하더라도 실제로 문짝이 안으로 밀려들어오지 않으면 측면 에어백이 작동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래서 측면충돌센서와 측면 문 압력센서가 합동으로 측면 충돌의 강도와 에어백 작동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랬더니 어떤 분이 아래와 같은 댓글을 적었다.. 


댓글을 보면, 측면충돌로 커튼에어백이 전개가 되기 위한 1차 조건은 충돌감지센서(편향롤러센서라는 부품)가 일정 이상의 충격량을 감지해야만 한단다... 

댓글을 써놓은 분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커튼에어백 센서가 가벼운 충격에도 전개된다면, 문을 쿵~ 닫다가 에어백이 터질 수도 있는 문제이니까,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이 가해질 때만 전개되어야하는건 당연.


제네시스의 센서 위치는 인터넷을 찾아봐도 알 수가 없었고, 대신 쉐보레 스파크의 센서 위치를 찾았음. 측면충돌센서는 총 4개로써 문 4개에 하나씩 달려있으며, 달린 위치는 문짝의 정중앙인 것 같다. 다른 차들도 비슷할 것 같음.

http://cafe420.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3QPA&fldid=Hbmt&contentval=000Sjzzzzzzzzzzzzzzzzzzzzzzzzz&nenc=&fenc=&q=%C1%A6%B3%D7%BD%C3%BD%BA+%BF%A1%BE%EE%B9%E9&nil_profile=cafetop&nil_menu=sch_updw


2016년 2월 23일 추가 및 수정.

스파크의 측면 에어백 센서는 총 4개가 아니라 총 2개임.
위치는 B필러 하단.
출처는 한국GM 블로그.

http://blog.gm-korea.co.kr/2853

2013년식 제네시스의 측면 에어백 센서 위치를 찾았음.
B필러 하단에 한 개. C필러 하단에 한 개.. 총 4개의 센서가 있음.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accident&No=236524&rtn=%2Fmycommunity%3Fcid%3Db3BocWJvcGhxcG9waHFlb3BocXFvcGhxb29waHE5b3BocWk%3D


또다른 동영상... 이건 작년에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 시행한 소나타의 측면충돌 동영상. (제네시스 동영상을 못 찾았음. 찾으면 바꾸겠음)


  

차량이 90도로 회전한 상태로 29km/h로 미끄러지면서, 정지한 기둥을 받는 상황. 테스트 차량 (소나타)는 기둥에 직접 부딪힌 곳만 움푹 들어갔음. 


문제의 사고가 발생한 제네시스.

화살표는 충돌감지센서가 있을 것 같은 위치를 표시.. (정확한게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ㅠㅠ) 앞쪽도 비슷한 부위가 충격에 의해서 눌려서 들어갔음.




충돌 부위와 부서진 모양을 보더라도, 문제가 된 제네시스 사고와 소나타 테스트가 대단히 비슷한 경우임. 


파손 정도와 부위를 보면, 소나타보다 제네시스 쪽이 더 많이 부서짐... 그렇다면 제네시스 쪽이 훨씬 더 많은 충격량을 받았다는 얘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의 에어백은 터지지않음.


레드존님의 블로그에 가보면, 사고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고 차량의 사고부위에 대한 자세한 사진을 볼 수 있음.

http://redzone.tistory.com/1068


2. 사고가 난 제네시스는 측면에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후면추돌 시에 동작하는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왜 동작하였을까?


이 액티브 헤드레스트는 후면추돌 시에 작동하게 되어있는 장비이다.. MBC 동영상을 보면 운전석 쪽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동작한 것을 볼 수 있었고,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 조수석 헤드레스트 역시 동작한 상태이다. 


이 얘기는 운전석 쪽의 헤드레스트가 부딪혀서 튀어나온게 아니라, 사고 당시 차량의 컴퓨터가 후면추돌로 판단을 했기 때문에 운전석과 조수석의 헤드레스트를 동시에 전개했다는 얘기가 된다.

바로 이 헤드레스트가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액티브 헤드레스트의 정확한 전개조건은 인터넷만 뒤져서는 찾을 수가 없었음. 아는 분이 있다면, 댓글 좀 달아주시라...


MBC 불만제로 동영상을 보면, 경찰 쪽에서 당시 사고 상황을 정리해놓은 문서를 볼 수 있다.




사고 차량이 완전히 정지했을 때의 방향을 보면 비석과 충돌 후 뒤로 미끄러지면서 정지한 것 같다. (14.5m를 미끄러지는 동안 차량이 360도 회전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으므로...)



위의 그림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내 생각대로 정리해보면..

- 커브에 진입하면서 감속을 시도했지만 (또는 미끄러지기 시작하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뒷타이어가 빗길에 미끄러지기 시작.


- 차량은 오른쪽 90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도로를 이탈해서 기념비와 충돌. (아마 왼쪽으로 먼저 슬립한 후에 운전자가 핸들을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었고, 차량은 다시 오른쪽으로 슬립하면서 기념비와 충돌했을 것임)

- 기념비 모서리가 부딪힌 부위는 운전석 쪽 뒷문의 약 5~10cm 부위..


- 기념비의 모서리에 충돌했기 때문에 운전석 뒷문의 사이드임팩트바가 예리하게 꺾이면서 밀려들어감.


- B필러도 꺾이면서 실내로 들어감.


- B필러가 운전자의 뒷머리를 가격하였고, 운전자는 과다출혈로 사망.

(운전석 문의 외장 철판이 뜯겨져있는데, 이 부분은 사고에 의한 것 같지는 않음.)


하지만 사고차량은 이런 상황을 후방추돌로 착각하고, 액티브 헤드레스트만 전개해버린다. 커튼 에어백이 제대로 전개됐으면 운전자가 사망에 이를 만큼의 심한 부상은 입지않았을 것이다.

결국은... 에어백 감지시스템 (SDM)의 결함이라는거다...

나는 자동차 전문가도 아니고, 현장에 나가서 현장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키보드워리어'임을 부정하지않음. 또한 인터넷에서 자료 몇 개 주워다가 생각한 내 판단이 정확하다고 주장하지도 않겠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앞뒤 문맥이 안 맞게 된 것도 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일관되게 '이건 고객님의 잘못입니다'라고  주장하는 현대차 주장이 지겨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다... 현대차 또는 경찰에서 좀 더 정확한 조사를 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